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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와 비독서 : 책 예고편 :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인문 2021. 5. 3. 09:00

     

     책 소개합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피에르 바야르 저, 김병욱 옮김, 여름언덕, 2008)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읽지도 않고 읽은 척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몇 쪽만 보고 그 책 읽었다고 얘기하는 사람 싫어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책을 썼고, 또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이 책은 책을 읽지 않았다는 '()독서'와 책을 읽었다는 독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음을 먼저 얘기합니다.

    "비독서는 단지 책을 펼쳐보지 않았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일 순 없다. 책을 대충 뒤적거렸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에 대해 하는 얘기를 들었거나, 읽었지만 잊어버린 경우 역시, 정도는 달라도 크게 보아 비독서에 범주에 속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저, 김병욱 옮김, 여름언덕, 2008, 16)

     

     책의 내용은 크게 '비독서의 방식들', '담론의 상황들', '대처 요령'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대처 요령'의 장에 들어가면서 책의 전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비독서의 여러 가지 양식을 규명하고, 읽지 않았지만 말을 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상황들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이 책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것, 즉 그런 상황에서 우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
    앞의 책, 154)

     

     하지만 이 책은 이에 대한 싸구려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대처 요령'은 다음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 부끄러워하지 말 것

    2장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

    3장 책을 꾸며낼 것

    4장 자기 얘기를 할 것

     

     저는 '대처 요령' 중 다음 내용이 제일 와 닿았습니다.

    "어떤 책을 읽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그 책에 대한 의사 표명을 스스로 금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앞의 책, 160)

     

     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나는 이 책 정독했어. 슬쩍 훑어본 주제에 감히.'

    책 내용도 다 잊어버렸으면서 말입니다.

     

     책 내용을 깊이 파지 않고, 책의 맥락을 위주로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책 읽기의 방법이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인용한 책에 대해서 각주로 FB++, SB- 등의 부호를 붙여두었습니다. 그 책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지식의 정도와 견해를 표시한 부호입니다. 저자 자신의 책을 인용하면서는 FB+라고 붙였습니다(앞의 책, 72). FB'읽었지만 잊어버린 책'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용된 책들의 부호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저자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여러 소설이나 영화의 상황을 인용합니다. 예를 들어 옴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내용을 옮겨와, 호르헤는 장님이고 바스커빌은 중독될까 두려워 책을 제대로 펼쳐 볼 수 없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2권에 대해서 말하는 상황을 이용하여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저자가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하였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꼼꼼하게 다 읽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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