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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읽기에 좋은 장자 : 책 예고편 : '장자'(오강남 풀이)
    인문 2021. 5. 31. 09:00

     

    책 소개합니다.

    '장자' (오강남 풀이, 현암사, 1999)

     

    처음 읽기에 좋은 장자

     

    아직도 몇 권 읽지는 못했지만, 노자와 장자 관련해서 처음으로 읽은 책이 이 책입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이 딱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자'가 원래 이야기 형식이어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해설뿐만 아니라 본문에 대한 해석도 쉬운 우리말로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노자와 장자 관련 책도 읽겠다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맛보기로 첫 번째 '장자' 본문 해석을 옮겨 봅니다.

    1.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습니다. 등의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 못(天池)'이라 하였습니다.
    (장자, 오강남 풀이, 현암사, 1999, 26쪽)

     

    그리고 이 본문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나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에 붕()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매미와 새끼 비둘기가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해석을 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이 매미와 새끼 비둘기 같은 존재이다. 그 동안 '인간의 조건'으로 숙명처럼 뒤집어쓰고 다니던 실존적 한계의 껍질을 완전히 벗어 버리고 훌훌 날아다닐 수 있게 된 사람들의 초월적 삶은 우리 보통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눈이 어두운 우리에게는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 도대체 뭘 먹자고 저렇게 높이 날아다닐까? 정신 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냉소의 대상일 뿐이다.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이 생각난다. 1970년대 초반에 나온 이 베스트셀러 책을 보면, ······
    (앞의 책, 32쪽)

    이해하기 쉬운 해설을 위해 저자는 갈매기의 꿈의 줄거리까지 동원합니다.

     

     

    이 책에는 '장자'의 전편이 다 실려 있지는 않습니다. 장자는 내편, 외편, 잡편으로 구분되는데, 이 책에는 내편 7편 모두와 저자가 생각하기에 많이 알려지고 중요한 외편과 잡편의 일부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읽는 장자로 부담이 덜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장자'는 재미있는 이야기책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이야기 읽어서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자의 해설 한 구절 옮겨 봅니다.

    아무튼 이처럼 궁극 변화, 초월, 절대 자유, 해방을 말하는 장자의 가르침이 논 갈고, 길쌈하고, 아기 기저귀 갈고, 장사하고, 돈벌고, 출세하는 일에는 분명 쓸모가 없겠지만, 그것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현상계의 실상을 궁구하고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를 꿰뚫어 보게 해줄 뿐만 아니라, "주고받기와 시비와 깔고앉음과 깔리움밖에" 있을 수 없는 인간의 정황, 이 숙명적 실존의 한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풍요하고 자유롭고 싱그럽게 사는 일에 쓸모가 있다면, 이 어찌 저 자질구레한 일들의 쓰임새와 비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앞의 책, 57쪽)

     

    장자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사실 장자 해설서마다 해석이 약간씩 다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장자'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한 해석도 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장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다양한 해석을 읽고 비교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 것이 또 고전을 읽는 재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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