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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 책 예고편 : '프로파간다'
    인문 2021. 7. 5. 09:00

     

    책 소개합니다.

    '프로파간다'(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 2009)

     

    대중 심리를 조정하는 선전 전략, 프로파간다

     

    '요제프 괴벨스'(정철운 지음, 인물과사상사, 2018)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 읽게 된 책입니다. 괴벨스도 이 책 '프로파간다'를 읽고 참고했다고 하면서 인용한 내용입니다.

    읽고 쓰는 능력의 보편화는 대중에게 사고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을 거수기(擧手機)로 만들어버렸다. ······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똑같은 거수기가 된 상태에서 똑같은 자극에 노출되면 모두가 똑같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프로파간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 2009, 78쪽)

     

    이 책 '프로파간다'의 원서는 현대 선전의 신화와 전설이라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1928년에 쓴 책입니다.

     

    '선전'이라는 단어에는 원래 부정적인 의미가 없었는데, 1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이 사용하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에드워드 버네이스도 1차 세계대전 때 미국 연방공보위원회에서 선전가로 활약하고, 전쟁 이후 '홍보(PR) 고문'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 책의 목적을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대중의 마음을 지배하는 메커니즘에 이어, 특정 생각이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할 경우 그러한 메커니즘을 어떻게 조작해야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다. 아울러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 새로운 선전의 합당한 위상을 모색하는 한편, 서서히 진화해 나가는 선전 윤리 및 실천 규범도 제시하고자 한다.
    (앞의 책, 74쪽)

     

    저자는 '선전'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현대의 선전은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다.
    (앞의 책, 83쪽)

     

    그런데 '선전'이란 것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필요하다면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할까요? 저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빵을 사기 전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가격을 비교하고 성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면 경제 생활이 가망 없이 꽉 막혀 꼼짝도 못할 것이다. 그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회는 온갖 종류의 선전을 통해 이목을 끄는 몇 가지 생각과 제품으로 선택의 범위를 좁히는 데 합의한다.
    (앞의 책, 63쪽)

     

    무릇 진리는 강하며, 널리 알려져야 한다. 누구든 귀중한 진리를 발견했다고 믿을 경우 그러한 진리를 확산시키는 것이 그 사람의 특권이자 의무다. 진리의 확산은 오로지 조직화된 노력을 통해서만 대규모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앞의 책, 80~81쪽)

     

    선전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책무는 소수의 지식인들이 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와 발전은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이들 소수 집단의 활발한 선전 활동에 달려 있다. 소수 지식인 집단의 의욕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대중은 비로소 새로운 사상에 눈을 뜨고 거기에 맞게 행동할 수 있다.
    (앞의 책, 92쪽)

     

    솔직히 저는 그 소수의 지식인이 되질 못해서인지, 조종받으며 산다는 느낌이 들어 이런 생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소수의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 책을 다 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더 열심히 읽었습니다.

     

     

    효과적인 선전의 예가 책 곳곳에 나옵니다. 피아노를 팔기 위해서 "피아노를 구입하세요."라고 말하는 대신에, 일반 대중의 머릿속에 가정 음악실이라는 개념을 심었다고 합니다.

    가정 음악실이 받아들여진다면 그 이유는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집에 이미 음악실이 있거나 응접실 한 구석을 음악실 대용으로 따로 비워둔 사람들도 자연히 피아노 구입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떠올린 생각이라고 여긴다.
     기존의 상술 아래서 제조업자는 잠재 구매자에게 "피아노 좀 사세요."라고 말했다. 새로운 상술은 그 과정을 완전히 뒤바꾸어 잠재 구매자가 제조업자에게 오히려 "피아노 좀 파세요."라고 말하게 한다.
    (앞의 책, 127쪽)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선전의 사례가 저자 자신의 성공시킨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했음을 밝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루어졌다' 등의 수동태 표현을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 또한 '선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PR의 아버지'라고도 불리지만, '과대선전의 왕자', '민주주의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등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앞의 책, 270)

     

     저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물론 작자(作者)가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또는 공동의 선을 침해할 목적을 갖고 고의로 (거짓 정보를) 유포한다면 선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앞의 책, 81쪽)

    그리고 책 말미에 있는 '저자의 대하여'에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1960년대 들어 버네이스는 "1928년에 알았더라면 담배 회사의 의뢰를 거절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담배의 위험성을 홍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앞의 책, 268쪽)

     

    권력을 장악하기 직전의 히틀러도 저자에게 PR 자문 요청을 한 적이 있는데, 거절했다고 합니다. (앞의 책, 267)

     

    '선전'은 필요악일까요? 혹시나 거수기(擧手機)가 되고 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이 책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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