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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 책 예고편 : '고도를 기다리며'
    문학 2021. 7. 30. 09:00

    책 소개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사뮈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민음사, 2000)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서울대 권장도서 100,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라는 책 광고 문구에 이끌려 읽은 책입니다. 부끄럽게도 희곡인지도 모르고 주문했습니다.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고요.

    그런데 읽고 나서 첫 느낌은 '당혹'이었습니다. 고도가 古道, 孤島, 古都 중 하나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 있는 시골길에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두 늙은이가 고도를 기다립니다. '고도'는 그들이 기다리는 누군가였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서 그들은 고도가 누구인지조차 모르지만, 습관적으로 기다립니다.

     

    여러 번 볼 수 있는 내용의 대사입니다.

    "블라디미르: 갈 순 없어.
    에스트라공: 왜?
    블라디미르 : 고도를 기다려야지."
    (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민음사, 2000, 18쪽)

     

     

    등장인물도 거의 없습니다. 사실 읽으면서 이게 정말로 공연이 될 수 있는 희곡일까 하는 의문도 가졌습니다. 등장인물이 몇 명이 되지 않으니, 배우가 외워야 할 대사량이 엄청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순서를 바꾸어도 바뀌었는지 모를 것 같은 대사도 많고요.

    그런데 연극이 초연부터 대박이 났다고 합니다. 지문에 적힌 배우들의 동작을 상상하면서 읽으면 웃기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파리에서만도 300회 이상의 장기 공연을 기록했고 이어서 세계 50여 개 나라에 번역되어 공연되면서 연극계에 혁신적인 충격을 가져왔다. 영국의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이 「고도」를 부조리 연극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이 특이한 연극은 반연극 또는 부조리 연극이라는 새로운 연극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앞의 책, 162쪽-작품해설)

     

    그런데 '고도'는 누구이고,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국에서의 초연 때 연출자 알랭 슈나이더가 베케트에게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게트는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앞의 책, 164쪽-작품해설)

     

    당연히 저도 아직 '고도'가 누구인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도 습관적으로 누군가를(아니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고도'를 찾으시려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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