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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적 건축 이야기 : 책 예고편 :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기타 2021. 8. 11. 09:00

     

    책 소개합니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서현 지음, 효형출판, 1998)

     

    인문적 건축 이야기

     

    대형 빌딩의 엄청나게 큰 로비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공간이 아깝지 않나? 돈 많은 사람이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가? 나 같으면 사무실 더 만들어서 임대료 받았겠다."

    예전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답을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로비는 조금이라도 작게 만들면 도시의 스케일을 가지고 걸어다니던 사람들이, 즉 가로의 크기 감각을 아직도 지닌 사람들이 들어섰을 때 상대적으로 답답하게 느낄 만한 곳이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공간의 낭비가 좀 있다 하더라도 로비만은 될 수 있으면 시원한 모습을 갖도록 만든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서현 지음, 효형출판, 1988, 87쪽)

     

    저자는 '시작하는 말'에서 집필 의도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저 건물은 멋있는 겁니까?"
    건축을 하는 이들은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쓰였다.
    (앞의 책, 16쪽)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건물을 보자마자 "멋있다!"라고 외쳤지만, 옆에 건축가가 있었다면 저도 저런 질문을 했을 것입니다. 내가 왜 멋있다고 느끼는지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건물을 감상하기 위해 건축가를 불러 앉혀 놓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물을 설계하였는지 조목조목 들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건축가들이 다루는 어휘를 이해하면 건축의 음미가 더 심도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앞의 책, 17쪽)

     

    '건축가들이 다루는 어휘'를 배우면 보이는 것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평면에 점 하나를 찍는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점 하나를 가운데에 찍으면 다음 점을 찍기가 거북하다고 합니다. 대칭으로 분할된 공간은 한쪽에 변하면 다른 쪽도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앞의 책, 24). 고등학교 미술 시간에 디자인 숙제를 보고 선생님께서 대칭이라고 감점을 주셨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디자인이 대칭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내용은 이처럼 경직되기 쉽다. 이것이 현대의 디자이너들이 대칭을 달갑잖게 여기는 큰 이유다. 대체로 좌우 대칭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안정적이고 보수적이다. 권위적으로 이야기되는 경우도 있다.
    (앞의 책, 25쪽)

    ''에서 이야기는 선, , 공간, 소재, 건물의 뼈대, 움직임, 느낌, 도시로까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건물을 보니'라는 제목으로 건축가가 본 올림픽 역도경기장, 국립 현대미술관, 포스코센터, 부석사가 설명됩니다.

     

    사찰에 가면 대웅전이 유독 높은 곳에 지어진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건축가들이 다루는 어휘'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대웅전 기단은 유독 높다. 때로 그 높이는 우리의 키를 넘어서기도 한다. 벽 높이가 그랬듯이 단에서도 공간 구분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그 높이가 우리의 눈높이보다 높아지는 시점이다. 기단의 높이를 통하여 대웅전은 우리가 서 있는 속세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앞의 책, 77~78쪽)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 건축에 대해서 보이는 것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앞의 집필 의도에 대해서 이렇게 자평합니다.

    "저 건물은 멋있는 겁니까?"
    이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잘못되어 있지 않다면 위험하다.
     우선 이 질문의 대답은 질문자 스스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청맹과니가 아니다. 자신의 두 눈으로 보아야 한다. 대상의 감상과 판단은 스스로 하여야 한다. 그 판단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받침이 지루하게 이 책에서 서술된 것이다.
    (앞의 책, 256쪽)

     

    건축을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부석사가 지닌 공간 구성의 백미는 '문득 뒤돌아봄'에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앞의 책,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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