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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시리즈, 그 시작 : 책 예고편 : '인 더 풀'문학 2021. 9. 3. 09:00
책 소개합니다.
'인 더 풀'(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규원 옮김, 은행나무, 2005)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시리즈, 그 시작 ‘인 더 풀(IN THE POOL)’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등장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으로는 『인 더 풀』(2002년), 『공중그네』(2004년), 『면장 선거』(2006년)가 있습니다. 처음에 『공중그네』를 먼저 읽었는데, 오쿠다 히데오에 완전히 매료되어 그의 다른 작품도 찾게 되었습니다. 이라부가 등장하는 작품을 처음부터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 더 풀』을 읽었습니다.
'닥터 이라부' 캐릭터의 독특함,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야 알겠다. 이라부는 주사 페티시즘이 있었던 것이다. 바늘이 피부를 찌르는 순간 엑스터시를 느끼는 남자."
(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규원 옮김, 은행나무, 2005, 65쪽)"이라부는 데쓰야가 지금까지 만나본 적이 없는 괴짜 중에 괴짜였다. 그에게는 고민이란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욕망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고함을 지르고 웃고, 다섯 살배기 꼬마에게 고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의 책, 101쪽)바다사자 같은 외모를 가진 그의 처방 또한 파격적입니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야쿠자를 습격하고 다니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거,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시시한 고민거리 따위는 확실하게 날려주지. 죽어라 도망쳐야 하거든. 목숨이 위태로운데 누가 집안일이나 회사 일로 끙끙거리겠어."
(앞의 책, 15쪽)이 책에는 이라부의 병원을 찾은 다섯 환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화재에 대한 강박증으로 외출하기도 힘든 르포 작가, 스토커에 대한 망상에 시달리는 이벤트 도우미, 핸드폰 중독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등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아, 나도 약간 그런 면이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많이들 그러시지 않을까요? 이래저래 살기 힘든 세상이니까요. 저는 그래서 더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찾아가면 다짜고짜 주사부터 놓고, 황당한 처방만 하는 의사를 환자들은 왜 계속 찾아가게 될까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마저 하게 되었습니다.
'이라부처럼 살 수는 없을까? 그럴 수 없다면, 이라부한테 찾아가서 상담이라도 받아 보고 싶다.'
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야말로 옛날, 초등학생 시절 숙제 없는 토요일 하교하면서 운동장에서 느꼈던 편안함이 문득 떠오릅니다. 나이 들면서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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